1g의 원두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물을 콸콸 틀어놓고 설거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세제는 한 방울씩 쓴다. 밤에 마감할 때는 난방기를 다 끄고 전기불도 다 끄고 (필요한 불 한 두 개만 남겨놓고) 청소를 하고 마감을 한다.
종량제 쓰레기 봉지에는 쓰레기를 꽉꽉 눌러 담고 발로 짓밟아 몸무게를 실어 힘껏 한번 더 누른 후 "한 번 더 써도 되겠는데요?"라고 한다. 사장인 나보다 더 아끼는 알바생이다.
그런 알바생 옆에서 내가 단골손님들에게 이것저것 퍼주면 알바생은 한숨을 내쉰다. 한 번은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있다. 남는 게 있냐고. 나는 한참 웃다가 대답했다.
"남는 게 없지. 그러니까 너는 매뉴얼대로 해. 딱딱 계산하고. 안 되는 건 안된다고 하고. 근데 사장은 그러면 안돼. 사장은 퍼주는 사장이어야 해. 지금 당장이야 남는 게 없지만, 분명 이게 더 이익이야. 온 사람들이 계속 오잖아. 이건 분명 큰 이익이야. 이것처럼 큰일이 없어."
서로 계산을 하겠다고 옥신각신하시더니, 서로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하시더니, 에잇 오늘은 비싼 거 먹자면서 500원이 더 비싼 '라떼'를 달라고 하신 것이다. 라떼 두 잔을 만들면서 혹시나 싶어 "라떼 달달하게 드시나요?"하고 여쭈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맞다고 하셨다. 나는 라떼잔에 시럽을 두 번 펌프질 했다.
이후 한참을 즐겁게 이야기하며 라떼를 드시던 두 분은 나가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무 맛있었다고. 다른 데서 먹은 라떼는 달지 않아서 별로였는데, 여기는 라떼가 아주 제대로였다고. 자기는 앞으로 여기 라떼만 먹을 거라고.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시면서 이렇게 또 말씀하셨다.
라떼가 말이야, 이렇게 좀 달달하고 그래야지 말이야.
아예 '달달한 라떼'를 메뉴판에 따로 넣는 게 어떠냐는 것이었다. 오. 솔깃한 제안이었다. 그런데 한참을 생각하다가 "안 되겠다. 그러지 말자"라고 했다. '달달한 라떼'를 정식 메뉴로 하자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많았다. 시럽을 추가해 정식 메뉴에 넣으면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하는데, 이미 기존의 라떼를 고르는 어르신들은 큰 결심하고 비싼 돈 내고 먹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인데, 여기에서 더 비싼 값을 받으면 그분들에게는 부담이 될 것 같았다.
난 말했다. 우리 이건 그냥 사장의 영역으로 남겨두자. 이건 서비스야. 동네에서 이 정도 서비스 없이 장사하려고 하면 안 되는 거지. 난 달달한 라떼를 드리면서 아주 그냥 너그러운 사장이 되겠어. 생색만 조금씩 내지 뭐.
아 정말, 라떼는 왜 달달하지 않아서!
🔗 또 오는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