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음식점 사장은 이제 곧 사장이 된다는 기대와 걱정으로 정작 중요하게 봐야 할 것들을 보지 못하거나 잊게 된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선 내가 준비한 미끼를 물 수 있는 저수지를 찾는 것이 첫 번째다.
당시 친구 아버지는 자신의 모텔 1층에 한식당을 운영 중이었는데, 주방장이 속을 썩이고 나가는 바람에 가게가 비어 있었고, 그 빈 가게를 큰 돈 들이지 말고 나와 반반 투자해 임대료만 내고 들어와서 장사하라고 제안하셨다.
나 역시 그 동네에서 오래 살아 익숙했고 그 동네를 잘 안다고 생각해, 친구 아버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회사에는 사직서를 내고 한 달 만에 장사를 시작했다. 한참 요리에 자신 있었던 시절이라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수익을 어떻게 나누든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래도 상권을 살펴본답시고 회사를 그만두기 전, 모텔 주변에 자주 와 상권을 둘러봤지만 다른 식당들 모두 내 상대로 여겨지지 않았다.
모텔이 근처 오거리에 다니는 사람들 모두 내 손님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모텔 옥상으로 올라가 돌아다니는 사람 수도 세어보고, 주변에 횟집이나 일식집도 몇 군데인지 세어 보았다.
당시 주변 횟집들은 광어회 한 접시에 15,000원 정도 받았고, 대형 횟집은 4인이 배불리 먹어도 5만 원이 넘지 않았다.
족발 가격도 서울 중심지보다 매우 저렴했고 주로 가격이 싼 갈비집들이 많았다. 그래도, 일식집은 몇 개 없어 자신 있었다. 내 요리 실력으로 식당이 망한다는 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손님은 나이도 지긋하고, 동네에서 그래도 돈 꽤나 버는 한의사나 세무사들이었다. 점심이 지나면 모텔에서 나오는 남녀 커플과 저녁때나 돼야 회식 겸 또는 동네 지인들만 가끔 찾아올 뿐, 손님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내가 한 음식에 문제 있거나 맛이 없어서, 손님이 없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왜 손님이 없는지 고민만 할 뿐, 내 식당의 문제점은 찾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남자 두 명이 회 2인분을 주문해 먹고 가면서 나를 불렀다.
“이 동네에서 1인분에 9만 원짜리 회를 파는 게 정상이냐!”며 화를 냈다. 그 순간에도 나는 손님이 화내는 이유가 뭔지 몰랐고, 손님이 음식을 잘 모른다고만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창업 과정에서 나는 내가 팔 음식의 상권 선정에서부터 잘못한 거였다.
만약 창업 준비 중 상권이 결정됐다면, 상권 특성에 맞는 메뉴를 잘 선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