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먹고 구경 다니는, 말 그대로 팔자 좋게 1박 2일 다녔다.
다음 날 아침이었다. 리조트 1층에서 밥 먹고 나오는데 붕어빵 굽는 냄새가 1층을 가득 채웠다. 달곰하고 구수한 그 향기를 쫓았다.
냄새의 끝에는 붕어는 없었다. 대신 대게가 있었다. 대게 빵이었다. 반죽은 보통의 국화, 붕어빵 반죽을 모양만 대게로 바꿨다. 대게 속살을 아주 조금 넣었다 하는데 흔적 찾기란 불가능한 수준.
‘저걸 왜 만들었을까?’라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백만 개가 떠다녔다.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드는 빵들이 지자체마다 하나씩 생기고 있다.
모양은 달라도 속은 비슷하다. 팥앙금이나 커스터드 크림이 대부분. 요새는 팥 대신 녹두 앙금 사용하는 것도 많다. 모양은 앞선 대게 빵처럼 그 모양을 내려고 애쓴 노력이 보인다.
어느 지자체의 사과빵은 모양은 영락없는 사과다. 포장도 일본처럼 예쁘게 잘 만들었다. 대부분 빵이 아마도 지역 대학과 연계해서 교수들이 만들었을 것이다. 만들기만 하면 되는 사람들이 만들었기에 팔거나 살 사람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이 안 되어 있다.
사과빵을 보면 모양만 그럴싸할 뿐 사과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속은 팥이나 녹두 앙금이 주인공 같다.
무화과 빵을 만든 곳이 있다. 참으로 맛없다. 맛나게 만드는 게 목적임을 잊은 상품들이다. 발주처(지자체) 입맛에 맞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참고한 것을 쫓아가다 보면 그 끝은 호두과자다. 거기서부터 모든 특산물 빵의 불행 시작이다.
호두과자를 따라 한 모양과 팥앙금의 조화.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사과 모양 빵이 아닌 그 지역에 난 사과를 듬뿍 넣은 사과파이를 만들었어야 했다.
춘천과 양구 경계에 빵집이 있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감자 빵이다. 보통의 감자 빵이라면 감자로 전분을 낸 것으로 빵을 구운 것이 전부.
이 집은 달랐다. 속과 겉이 다 감자고. 심지어 모양까지 비슷하다.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
진도는 전국 대파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당연히 대파빵이 있어도 대파 모양은 아니다. 빵 위에 대파를 양념해 덮었다. 달곰한 대파 향이 참으로 좋다. 오후에 늦게 가면 없을 정도다.
둘의 공통점은 지자체가 아닌 개인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잘 팔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공무원과 교수들의 치적 쌓기가 아니기에 이런 상품이 탄생했다.
지자체에서 만든 상품을 보면 ‘억지 춘향’식이 많다. 모양만 따라 하고는 스토리만 입힌다.
로컬 식재료를 이용해 맛있는 빵을 만들어야 한다. 전국 어디 가나 모양만 다른 호두과자여서는 안 된다.
속을 달리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감자 빵이나 대파 빵처럼 로컬 식재료를 많이 사용해서 맛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차별화다.
특산물 빵 뭣이 중헌디 알면 그리 만들지 않는다. 그게 뭔지는 공무원이나 교수들은 알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