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오히려 좋을 수도 있습니다
📞 두 개의 식당을 운영하던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2년간 운영하던 두 번째 식당을 정리한다고 했다. 두 번째 식당은 꽤 큰 규모의 식당인데 영업 부진으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이 식당을 정리하면서 1억 정도의 빚을 지게 되었고, 작은 배달 식당을 시작한다고 했다. 나는 위로의 말보다는 왜 지금 그렇게 된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다음 식당 준비를 잘하라는 이야기만 전했다. |
일반적으로 첫 번째 식당이 성공하는 경우는 창업자 전체의 약 20% 안쪽이다. 이 중에서도 3년 안에 내 인건비와 투자비를 회수할 확률은 5% 미만이다.
첫 번째 식당 성업에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두 번째 식당을 빠르게 시작한다. 하지만 첫 번째 식당을 성공한 사람이 두 번째 식당을 성공시킬 확률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첫 식당을 성공시키는 확률보다 훨씬 더 낮다. 📉
연속 창업 성공이 어려운 이유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처음 경험한 성공 방식에 갇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공 경험을 마치 성공의 방정식처럼 생각하고 그대로 다음 사업에 적용한다.
🦪 예전에 강남에서 조개 구이집으로 승승장구하던 외식업자가 있었는데 식당이 큰 인기를 끌자, 전국 각지에서 그 사람에게 장사를 배우러 왔고,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조개구이 사업의 방식으로 여러 개의 식당을 도전한 그는 대부분 사업에서 크게 실패했고 지금 운영 중인 식당도 잘되지 않는다. |
개인 식당뿐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 본사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자주 도전하지만 대부분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첫 번째 식당에 실패하면 업주는 내가 왜 실패했는지 실패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것이 정확한 데이터든 아니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경험을 한다.
하지만 첫 번째를 성공시킨 사람은 그런 것들을 고민할 여유가 없다.
지금 사업이 잘되고 있으니, 반성보다는 확장에 더 관심을 쏟게 된다. 성공 원인이 자기 능력이라고 굳게 믿어버린다.
그렇게 해서 두 번째 식당을 할 때는 자신감으로 첫 번째 식당보다 더 큰 비용을 들여 사업을 확장하지만 대부분 크게 망한다. 🏚
실패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첫 번째 식당을 성공한 사람이 꼭 두 번째 식당을 망한다는 이야기도, 첫 번째 식당을 실패한 사람이 두 번째 식당은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재 식당을 시작한 우리의 상황은 성공도 실패도 아닌 '성장'이라는 과정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
지금 우리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내 인생의 종지부를 찍을 것도 아니고, 이 식당으로 평생 벌어 먹고살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인생에서 '작은 실패와 성공'이라는 과정에 놓여 있을 뿐이며 그것을 우리는 '성장'이라고 한다.
수 없이 얻어맞지 않고 격투기에서 챔피언이 될 수 없고, 수없이 지지 않고는 프로게이머가 될 수 없듯이 작은 '실패와 성공'은 나를 지속해 성장시킬 것이다.
나의 폐업은 어쩌면 훗날 나를 위해 잘된 일일지 모른다. 혹여 이 성공으로 인한 나의 쓸데없는 자만감으로 더 크게 망할 일을 막은 것일 수도 있다.
지금 내 식당이 실패했다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데이터를 수집해 훗날을 도모한다면, 결코 완전히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 작은 실패가 나중을 위한 귀한 성장의 거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