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만 대면 대박 내는
사장님의 비결
<교대이층집>, <세광양대창>, <오목집>, <서리풀식당>, <교대갈비집>, <교대골목집>, 그리고 최근 서울 마곡동과 을지로에서 강력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산청숯불가든>까지. 손대는 곳마다 대박식당이 되고, 이제는 단순한 대박식당을 넘어 하나의 외식문화공간처럼 되어가고 있는 세광그린푸드의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살펴보았습니다.
몇 해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 전개를 하더니 유통 규모를 확장해 현재는 육류 생산과 리테일시장까지 섭렵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이들 알고 있는 단순한 성공비결 외에, 세광그린푸드가 잘 될 수밖에 없는 ‘진짜 경쟁력’을 찾아 정리했습니다.
황해원의 식당 운영 인사이트
경쟁력 1. 공간 연출에 대한 집요한 열정
세광그린푸드의 브랜드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아마도 <교대이층집>, <세광양대창>, <산청숯불가든>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교대이층집> 오픈 이후로 교대 상권 일대 김슬기 대표의 식당이 줄지어 추가 오픈을 하게 되면서 한때 교대 상권 일부는 ‘세광 거리’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지요.
그러나 의외로 세광그린푸드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식당은 2006년, 서울 청담동 <하시>라는 작은 이자카야입니다. 일본 오사카 뒷골목에 있을 법한 소담한 장인의 선술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아주 재밌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임에도 주택가에 숨어있는 통에 초창기만 해도 좀처럼 손님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하시>가 갑자기 뜨게 되는데 지나가던 한 연예인이 조용하고 한적한 그 공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왔다가 완전히 단골이 되면서부터입니다. 일본 스타일을 어설프게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실제 일본 장인의 작은 가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 연출에 이곳은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에야 이런 리얼 복고풍 인테리어를 볼 수 있지만 <하시>가 오픈했던 20년 전만 해도 이런 디테일의 인테리어는 센세이션이었다. | |
지금에야 이자카야도 많고 일본 특유의 복고풍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있는 식당들도 흔하지만 2006년 당시만 해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 이자카야 <하시>가 뜬 건 순전히 디테일이 살아있는 일본식 공간 연출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단골이 된 연예인은 “진짜 일본에 있는 이자카야에 온 것 같다”고 했고 <하시>와 관련된 블로그 포스팅들은 죄다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일본풍의 장식품과 그림으로 꾸며놓은 겉핥기식 인테리어를 철저히 배제하고 건물 외관 모양부터 테이블·의자, 마감재 하나까지 일본 자재를 사용했기에 이자카야 시장의 태동기였던 당시로선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시>에 이어 <오목집>, <교대이층집>을 수년에 걸쳐 차례대로 오픈하며 세광그린푸드만의 빈티지 라인이 점점 더 선명하게 윤곽을 잡아 나갔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공간적 감성은 ‘실존하는 빈티지’였습니다. 그러니까 흉내 내기식의 어설픈 복고가 아니라 ‘실제로 오래된 건물처럼 자연스럽게 낡고 빛바랜 공간’을 연출하는데 주력하는 것이죠.
이를테면 시골 촌동네에 있는 마당 넓은 기와집, 읍내 꼭 한 곳씩은 있는 어스름하고 눅눅한 밥집, 지리산 끝자락에 3대가 이어서 운영하고 있는 작은 장칼국숫집 등 세월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실제 공간의 싱크로율을 90%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이렇게나 디테일이 살아있고 세심한 감성의 공간을, 드디어 젊은 세대가 눈여겨보기 시작합니다.


<교대이층집> 인테리어. 당시만 해도 ‘건물 2층에 식당 차리면 망한다’는 저주가 있었으나 <교대이층집>은 오히려 2층의 약점을 메인 콘셉트로 내세워 차별화했다. 실제로 오래된 식당의 느낌을 구현한 인테리어로 당시 교대 상권을 사로잡았다. | |
영화 미술팀과 작업한 <교대 이층집>
그렇게 <하시>가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자카야 공간으로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신사동과 논현동에 한 곳씩 추가로 오픈하게 됩니다. 이후 족발전문점 <오목집>, 그리고 꽃삼겹전문점 <교대이층집>을 엽니다. 이때 김슬기 대표는 국내 최초로 영화 미술팀과 협업해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영화 미술팀은 말 그대로 영화 속 장면을 실제 공간처럼 보이도록 세트를 만드는 팀인데요.
그렇게 오래전부터 구현하고자 했던 드라마틱한 노포식당의 분위기를 <교대이층집>을 통해 만들어냅니다. 실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생긴 지 오래되어 빛바래고 낡은 듯한 정취와 멋은 살려낸 것이죠. 단순히 먹고 마시는 공간이었던 식당이 새로운 분위기와 경험을 누리는 공간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면서 독보적인 공간 연출을 통해 <교대이층집>은 직장인들의 회식 성지가 됐고, 9년 전 오픈 당시 60평 매장에서 월 2억5000만 원이라는 매출 신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삼겹살을 동그랗게 만 상태로 급랭한 후 단면을 슬라이스해 제공하는 일명 꽃삼겹살. 같은 삼겹살이라도 새롭게 차별화한 노력이 보인다. | |
황해원의 식당 운영 인사이트
경쟁력 2. 테이블 모서리까지 챙기는 디테일
그렇다고 이 세심한 인테리어가 전부 영화 미술팀의 작업으로 나온 것은 아닙니다. 인테리어 감각은 이미 <하시> 때부터 뛰어났고 그 다음 오픈한 서울 목동의 족발집 <오목집>에서도 빛을 발했죠. <오목집>은 적산가옥의 느낌을 살린 독특한 인테리어로 사랑받았습니다. 일본식 건물 양식의 일부분을 벽면과 문, 매장 곳곳에 녹였고 바닥은 도기다시(돌을 갈아 마감 처리한 바닥 공사 방법, 일본 방식이다) 처리로 좀 더 실제 적산가옥의 느낌을 더했습니다.
<교대이층집>의 경우 디귿 자 모양의 대형 테이블에 내장형 불판을 두고 전부 일렬로 앉아 고기를 구워 먹는 독특한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생생한 인테리어의 핵심은 김슬기 대표의 집요한 벤치마킹과 상상력에 있는데, 그와 벤치마킹을 주로 같이 다녔다는 한 식당 사장님은 이런 이야길 전했습니다.
“지방에 1박2일로 벤치마킹 투어를 함께 다녀온 적이 있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사각 테이블 끝부분 모서리를 한참 쳐다보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더니 잠시 후엔 아예 테이블 아래로 들어가 바닥에 누워 불판 아래쪽을 핸드폰 카메라로 계속 찍는 것입니다. 어떤 날은 화장실에 간 김 대표가 30분이 지나도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기에 가봤더니 화장실 내부의 이곳저곳을 보며 직원들과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화장실까지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었는지 그 안에서 일장연설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그가 눈여겨보던 요소들이 저를 비롯해 투어를 함께 했던 동종업계 사장님들에겐 조금도 특별할 것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 |
도대체 그는 그날 무엇을 보고 영감을 받았던 것일까요. 테이블 모서리? 화장실 수도꼭지? 불판의 밑동? 벤치마킹만 갔다 하면 “대단할 것도 없는 집인데 왜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 거야”라는 말부터 습관처럼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아주 작은 요소를 찾아내고 그걸 자신의 브랜드에 적절한 퍼포먼스로 녹여내는 것은 어쩌면 타고난 능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게 자신에게 없다면 집요하려고 어느 정도 노력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황해원 전문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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