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수육과
전골 시장의 성장
식당밥일기
삶은 고기의 매력 탐구
소고기를 직화로 판매하는 시장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최근 건강을 강조한 웰빙 식단이 주목받으면서 수육이나 전골 등 비직화 육류가 상승세다. 삶거나 찌는 방식이 굽는 방식보다 콜레스테롤 등의 수치를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이며 단백질을 가장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조용히 성장 중인 잠재적인 시장, 비직화 육류 식당 중 소고기를 수육과 전골 등의 형태로 판매 중인 곳을 찾아 삶은 소고기의 매력을 탐구해 봤다.
전통성이 강한 고전 메뉴인 비직화 육류는 직화 육류보다 더 많은 웰빙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특히 소고기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노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 중에서도 그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이어트나 웰빙 목적의 메뉴가 각광을 받으면서 삼겹살이나 곱창구이 대신 삶은 소고기를 안주 삼아 술을 즐기는 문화가 이젠 낯설지 않다. 최근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비직화 육류 프랜차이즈 매장도 하나씩 생기면서 시장성도 검증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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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을 공략할 차별화된 메뉴
식당 운영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양지, 사태뿐만 아니라 비선호 부위인 소머리나 부산물 등을 활용하면 더욱 저렴한 메뉴 구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낯선 부산물을 이용해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틈새시장도 열려 있다.
비직화 육류를 메인으로 판매하면서 육전이나 만두, 메밀전 등을 접목한 미끼 상품을 개발한다면 전체 매출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는 견인차 역할도 기대된다. 평양냉면처럼 맑은 육수가 있어야 하는 면류 판매 식당에서는 소고기를 삶아낸 육수로 면류를 판매하고, 건져낸 고기를 이용해 수육, 어복쟁반, 전골 등의 형태로 메뉴화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또 오퍼레이션이 비교적 단순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가에 따라 다양한 원육 부위를 적절히 섞어 활용한다면 가성비 있는 메뉴 개발도 가능하다. 이미 일상식으로 자리 잡은 비직화 육류는 아침엔 해장, 점심엔 단품 식사, 저녁엔 안주와 주류 그리고 포장 판매로까지 이어지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점도 매우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건강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한 영원한 이슈일 것이다. 또한, 다양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분위기도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비직화 육류 시장의 시장성과 트렌드를 접목해 연구개발을 한다면 충분히 유망한 메뉴를 개발할 수 있다. 타깃층을 넓히고 아침, 점심, 저녁 메뉴를 차별화해 영업시간을 극대화하는 한편, 포장 판매까지 활성화해 인건비와 시설비를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도 모색해 보자. 비직화 육류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메뉴가 아닌 전통성과 현대적인 아이디어가 결합된 새로운 메뉴로 탐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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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내 없이 담백한 식사, 수육
수육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 덕분에 오랜 세월 우리 일상에서 사랑받아 온 육류 아이템이다. 소고기를 별다른 추가 재료 없이 물에 삶은 뒤 살코기만 건져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접시에 담아내는 것이 바로 수육이다. 수육은 보통 냉면이나 설렁탕 등 단품 메뉴와 함께 곁들여 주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육 자체만으로도 건강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기름기가 많은 돼지 수육에 비해 소고기 수육은 지방이 적어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주로 양지나 사태 부위가 사용되며 때에 따라 소머리나 꼬리, 도가니, 스지 등 부위도 활용된다. 간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간장 양념이나 김치, 부추무침 등을 곁들여 간을 적당히 맞춰 먹기도 한다.
수육은 고기 자체가 메인이며 그 외의 재료를 더하지 않기 때문에 조리할 때 부드러운 고기의 식감은 살리고 특유의 잡내를 없애는 과정이 중요하다. 고기 관리와 삶는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잡내 없이 부드럽고 담백한 수육이 완성된다.
📌 수육 삶는 법
* 너무 오래 삶으면 육질이 질겨질 수 있다. | |
손이 많이 가더라도 위의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고 정성을 다해야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잡내도 사라진다. 수육이 질기고 잡내가 난다면 이 과정 중 어느 하나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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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형 칼국수집, 한성칼국수
[한성칼국수] 논현본점은 부드럽고 담백한 수육으로 유명하다. 1983년부터 성업을 이어 온 40년 된 노포로 2012년부터 12년 연속 블루리본 인증을 받아왔다. 중앙 홀에는 4인석 테이블 15개가 있으며 가장자리 쪽으로 1~8호실까지 룸이 마련돼 있어 30명 이상 회식도 가능하다. 칼국수가 메인이지만, 사이드 메뉴인 수육이 더 매력적이다. 그 이유는 칼국수 집에서 수육을 한다는 건 '고기로 육수를 제대로 내는 식당'이라는 걸 증명하기 때문이다.
한성칼국수의 고객은 개인당 칼국수 1그릇을 주문하고 2명 이상이면 대부분 수육까지 주문한다. 수육 大 자는 4만 1,000원, 小 자는 3만원이다. 손가락 크기의 수육 조각이 8~10조각 담겨있는데, 가격에 비해 비싼 편이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수육을 맛본 고객들은 가격 저항감은 사라지고, 상품에 대한 재구매 의사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다른 식당의 수육에 비해 잡내가 없는 것은 물론 유난히 촉촉하고 부드러워 수육 자체의 상품성이 매우 높게 평가받는 것이다. 지방이 적당히 붙어 있어 건강한 단백질 섭취를 원하는 젊은 고객도 많이 찾는다.
메뉴판에는 수육에 사용된 소고기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이라고 표기돼 있는데, 육우 업진살로 추정된다. 업진살은 양지의 뒷부분으로, 지방과 살코기가 교차해 풍미가 매우 뛰어나 촉촉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곁들여 나온 부추무침에 수육을 싸 먹거나 간장 소스에 수육 한 점을 찍어 먹으면 간이 적당해지고 풍미도 배가 된다. 물김치와 마늘과 상추, 쌈장 등 반찬류는 단출하지만, 평일 낮부터 20대~40대 비교적 젊은 직장인들로 만석이며 기본 30분 이상 대기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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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성업설렁탕집, 고바우설렁탕
매일 40접시의 수육만 한정 판매하며 34년간 상품성을 지켜 온 [고바우설렁탕] 수육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우 소머리를 사용하는데 大 자는 4만 5,000원, 小 자는 3만 5,000원 판매한다. 소머리 수육은 생소할 뿐만 아니라 양지나 사태 수육에 비해 낯선 비주얼 때문에 자칫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고바우설렁탕]에서는 우설을 포함한 소머리의 여러 부위를 얇게 자르고 정갈하게 플레이팅 함으로써 호감도를 높였다.
또 기름진 맛과 고소한 맛을 동시에 잡기 위해 살코기와 비계, 껍질 등의 비율을 조화롭게 섞었다. 야들한 탄력과 꼬들꼬들한 식감은 각 부위에 따라 삶는 시간을 차별화한 덕분이다. 또한 새콤한 간장에 마늘과 고추를 곁들여 먹도록 안내하기 때문에 접시를 모두 비울 때까지 느끼함 없는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1991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커다란 가마솥 하나로 [고바우설렁탕]을 창업했다는 김현순 1대 대표는 설렁탕 육수를 내기 위해 32년간 매일 소머리와 소뼈를 삶아 온 덕분에 지금까지 성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그런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고기 관리다. 고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육의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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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 일 1,000그릇 판매
소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밤새 핏물을 빼고 30여 분 삶은 뒤 끓인 물을 모두 버린 다음 다시 본탕을 끓인다. 소머리는 부위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다른데 앞머리의 살코기 부분은 뒷부분보다 얇아 1시간 30분가량 먼저 꺼낸다고 한다. 껍질이 붙은 부분은 3시간 이상 푹 삶아야 하며 나이 많은 소의 경우 일반 소보다 더 오래 삶아야 하는 등 삶는 방법 또한 오랜 시간 쌓아 온 노하우를 반영한다. 토렴한 뒤, 양지를 얇게 썰어 50g 정도 고명으로 올린 설렁탕은 깔끔하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대중적이라는 평가다. 배추김치와 섞박지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설렁탕은 하루 1,000개 이상 판매되며 포장만 해도 300개 이상이다. 주말엔 멀리서도 찾는 고객이 많아 평일 판매량의 2배쯤 된다. 설렁탕과 수육에 사용하는 소머리는 한우, 소고기는 육우 그리고 파는 국내산을 사용하며, 섞박지는 일주일에 한 번 담그는데 배추는 300포기, 무는 500여 개 사용한다.
2019년부터는 딸 이주희 대표가 [고바우설렁탕]을 이어받아 최신 트렌드를 접목했다. 테이블에 있는 오더 시스템으로 수육과 설렁탕 등을 주문하고 서빙은 로봇이 돕는다. 포장 주문은 키오스크로 고객이 직접 한다. 100년 한옥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육을 만드는 대신 운영적인 면에서는 더욱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해 가고 있다.
성장 가능성 있는 잠재적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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