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가 된 아이들 절도, 법은 멀고 피해는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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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물건 다 합쳐도 40~50만 원 안 되겠구먼, 뭘 변상하라는 거요? 경찰에 신고하시든가! 지금 우리 협박하는 겁니까?"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소개된 한 무인점포 사장 김모 씨의 사연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초등학생 아들이 한 달 동안 최소 6번에 걸쳐 총 48만 원어치의 물품을 훔쳐 간 CCTV 증거를 내밀자, 아이 부모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사과가 아닌 고성과 협박성 발언이었다.
이른바 '촉법소년' 제도의 그늘 아래,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한 달간 6번, 48만 원 절도…돌아온 건 부모의 "신고해라"
초등학교 인근에서 7년째 무인 매장을 운영 중인 김 씨는 지난 3월, 한 초등학생이 젤리 한 줄(3만 원 상당)을 훔쳐 간 것을 발견하고 부모에게 연락해 겨우 물건값을 돌려받았다.
그러나 악몽은 지금부터였다. 한 달 뒤, 그 학생이 형까지 데리고 나타나 매장을 엉망으로 만들고 아이스크림 등 수십 봉지를 쓸어 담아 갔다. 김 씨가 CCTV를 샅샅이 뒤져 찾아낸 것만 한 달 사이 최소 6건, 피해액은 48만 원에 달했다.
김 씨가 모든 증거 영상을 모아 아이 부모에게 변상을 요구하자, 부모는 "경찰에 신고하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김 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이들이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사건은 사실상 조사 후 종결됐다. 경찰은 "민사로 해결하라"는 말만 남겼다.
"변호사비가 더 나와"…'배 째라' 부모 앞에선 속수무책
현행법상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대신 보호처분을 받거나, 부모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방송에 출연한 유승민 작가는 "소액을 청구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변호사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일부 부모들은 이러한 법의 허점을 악용해 "배 째라"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으며, 아이들조차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절도를 놀이처럼 여기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CCTV에 윙크를 하거나 V자를 그리는 아이들, 심지어 지폐 투입구에 영수증을 넣는 시늉만 하고 물건을 훔쳐 가는 대담함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수원의 한 무인 매장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두 달간 4~50차례에 걸쳐 1,000만 원어치를 훔친 사건도 있었지만, 해당 점주 역시 변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냉동실 가득한 아이스크림, 부모가 몰랐을까?" 커지는 책임론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열 봉지씩 가져갔다면 집에 가져갔을 것이고, 냉동실에 넣어놨을 텐데 부모님이 그걸 몰랐겠느냐"며 "업주가 전화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어야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부모의 감독 소홀 책임을 넘어, 사실상 범행을 방조하거나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결국 무인점포 점주들은 형사처벌도, 실효성 있는 민사적 배상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하루 종일 CCTV를 보며 어린 손님을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착잡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법의 보호막 뒤에 숨은 아이들의 일탈과 일부 부모들의 행태에 대한 사회적 경고와 함께, 실질적인 피해 구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5. 05. 26 17:02 작성 | 손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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