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영업의 자유' 막을 법 없다
인권위 '권고'가 전부

이미지출처 : 로톡뉴스 /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의 '핫플레이스' 성수동의 한 디저트 카페가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내걸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재한 중국인 인플루언서가 문제를 제기하고, 정원오 성동구청장까지 나서 "업소를 설득해보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 '노골적인 차별'을 직접적으로 제재할 법적 수단은 마땅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국적의 손님을 받지 않겠다는 결정을 법으로 막을 수는 없는 걸까?
사건은 한 누리꾼이 정원오 구청장의 SNS에 "인종차별적인 가게가 있는데 방법이 없느냐"고 문의하면서 공론화됐다. 해당 카페는 공식 SNS 계정에 '죄송합니다. 우리는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정 구청장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만큼 해당 업소를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구청장의 대응이 '설득'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행법의 한계 때문이다.
사장님의 '영업의 자유', 법으로 막을 수 없다
가게 주인이 특정 국적의 손님을 받지 않겠다는 것을 현행법으로 직접 처벌하거나 강제하기는 어렵다. 이는 우리 법이 '계약 자유의 원칙' 또는 '사적 자치의 원칙'을 대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소유의 영업장에서 누구와 계약을 맺을지는 기본적으로 사업자의 자유로운 선택 영역에 속한다. 국가가 개인 간의 사적인 계약 관계에 함부로 개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이 자유가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는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상업 시설 등에서 인종, 국적, 성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성수동 카페처럼 특정 국적의 손님을 거부하는 행위를 막을 직접적인 법률이 없는 입법 공백 상태인 것이다.
성수 카페 논란의 법적 경계선
그렇다면 이 같은 차별 행위는 아무런 법적 제약 없이 용납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처벌은 어렵지만, 몇 가지 법적 경계선 위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헌법 제11조 '평등의 원칙'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주로 국가가 국민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 카페 사장과 손님 같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에 직접 적용해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 해석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출신 국가, 민족, 인종 등을 이유로 상업 시설 이용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배제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성수동 카페의 행위는 명백히 이 조항에 해당할 수 있다.
문제는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 행위가 인정될 경우 해당 업소에 시정을 권고할 수는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더라도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법적 처벌을 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권고'에 그치는 것이다.
결국 성수동 카페 사장에게 내려질 수 있는 제재는 사실상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가 전부이며, 이마저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설득해보겠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법적 한계 때문이다.
법의 이름으로 문을 강제로 열게 할 수는 없지만, 차별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여론의 압박은 그 어떤 법보다 무서운 제재가 될 수 있다.
2025. 10. 28 10:07 작성 | 손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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