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고지한 '면책 조항'은 유효할까…변호사들 "보호자 과실 크지만, 업주도 안전배려의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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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키즈룸에서 아이가 발가락 골절상을 입었지만, 업주가 가입한 보험이 없어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3개월 전 무인 키즈룸을 인수한 사장 A씨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가게 미끄럼틀을 타던 아이의 새끼발가락이 골절돼 성장판 수술까지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CCTV를 돌려봐도 아이들끼리 부딪히거나 넘어진 장면은 없었다. 두 아이가 함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 직후 한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을 뿐이다.
문제는 A씨가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A씨에게 배상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A씨는 "예약 시 '이용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안내했는데도 제 책임인가요?"라며 법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책임 없다" 안내문, 법정에선 '무효' 될 수도
A씨가 가장 먼저 기댄 것은 예약 단계에서 고지한 '면책 조항'이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조항 하나만으로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시설 운영자에게는 기본적인 '안전배려의무'가 따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안내 문구를 통해 보호자의 관리 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면책이 인정될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법원에서는 시설 운영자가 사고 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다했는지를 주요하게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즉, 미끄럼틀의 구조적 문제나 바닥 완충재 미비 등 시설 자체의 안전성이 부족했다면 업주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굿앤굿 법률사무소 최희원 변호사 역시 "'이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 시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문언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민법 제758조(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를 근거로 들었다.
CCTV엔 '쿵' 없었다…싸움의 핵심은 '과실 비율'
이번 사건의 법적 다툼은 결국 '누구의 과실이 더 큰가'의 싸움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변호사들은 CCTV상 명백한 시설 하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보호자의 과실이 더 크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선의 김우중 변호사는 "보호자에게 책임이 있지 키즈카페 측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도 "무인카페이고 그 특성상 부모님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여, 책임제한이 크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두 아이가 함께 미끄럼틀을 타는 위험한 상황을 보호자가 제지하지 않은 점, 무인 시설임을 인지하고 이용한 점 등이 보호자의 과실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런 경우 양측의 과실을 따져 배상 책임을 나누는 '과실상계'를 적용한다.
보험 없는 사장님, 최선의 대응책은?
A씨가 가장 궁금해했던 '사고 후 보험 가입'에 대해서는 모든 변호사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사고 후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사에서는 보험 가입 전 사고에 대해서는 배상책임이 없다"고 명확히 했다. 결국 A씨는 자신의 돈으로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정향 오주하 변호사는 "원만한 사건의 마무리를 위해서는 합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아이 부모와 협의를 통해 합의금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다만, 상대방이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며 합의가 결렬될 경우 소송에 대비해야 한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상대측에서 민사소송이 들어오면 방어하는 방향으로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송 시에는 치료비 등 실제 손해액을 기준으로 양측의 과실 비율을 따져 배상액이 결정된다.
2025. 12. 23 14:49 작성 | 최회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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