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별 '동네 중식당'으로 살아남기 - 5편
👲 번화가 상권 🍺
<중식포차 마녀>
포차에서 중식 오마카세를?
경남 진해에서 재밌는 중식당을 발견했다.
정통 중화요리를 포장마차 콘셉트, 술안주로 풀었고 동네 상권인 만큼 다양한 연령층이 부담 없이 방문해 1~2만 원대에 고급 중화요리를 접할 수 있도록 평균 가격도 낮췄다.
재방문율이 80% 이상, 예약 시엔 중식 오마카세를 내주는 독특한 집이다.
전략 1️⃣ | 고수의 요리
이번에도 역시나 오너셰프의 요리 실력이다. |
밥보단 술 마시러 오는 포장마차니까 맵고 짠 요리 위주로 애주가들의 입맛을 잡은 것 아닐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중식 포차 마녀>의 경쟁력은 중식을 정통으로 연구한 중식 전문가 이승훈 대표의 실력에 있었다. 👨🍳
그는 20대 초반부터 중식을 시작해 서울 경기 지역의 여러 중식당을 다니며 30년 가까이 중식 요리를 해온 실력자다.
국제 요리대회에 화교 대가들과 부지런히 참가하며 요리 아이디어를 짜냈다. 한국에 요리 잘하는 사람들은 포화상태이니 실력 하나 믿고 안주하는 건 도태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리 쪽으로 대학원 공부까지 마치고 강연도 다니고 있다.
그는 양식과 한식 쪽으로도 뛰어나다. 식재료 활용 능력이 좋다. 보관과 활용 노하우가 있으니 재료 로스도 최소화한다.
사실 서울에선 중식포차가 한 차례 유행을 맞았다. 🌪️
메뉴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들은 코로나 시국을 기점으로 한두 해 만에 고전하거나 폐업했다. 대부분 중식의 일부 요소만 갖고 와 쉽게 풀었던 곳들이다.
흐름을 타면서도 흐름에 쫓기진 않아야 하는데, 이승훈 대표는 본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정통 요리만 판 것이다.
전략 2️⃣ | 사천식 중식 특화
무늬만이 아니라 본질에서 중식 포차를 구현하기 위해 이 대표가 선택한 메뉴 콘셉트는 사천식 중화요리다. |
매운 고추나 고추기름으로 맵고 칼칼한 요리를 먹는 중국 사천 지방 스타일의 소스를 개발해 일부 안주에 접목했다.
돼지고기와 채소를 볶아내는 회과육, 겨자소스 베이스의 냉채족발, 탕수육, 마파두부, 중식 스타일로 푼 치킨 메뉴는 전부 사천식 매운 소스로 맛을 냈다.
사천식 냉채족발은 2016년 대학교 박사과정 때 중국 사천 지역 탐방 중 현지식 ‘사천돼지편육’을 먹어보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그 소스 맛을 구현한 메뉴다.
고추기름 베이스로 알싸하면서 매운 소스의 맛이 차갑게 식혀 쫄깃한 돼지족발과 궁합이 잘 맞다. 오이와 양상추를 곁들여 식감의 빈틈을 채웠다. 🌶️
<중식포차 마녀>에서 구성한 모든 메뉴는 이승훈 대표가 직접 발품 팔아 고증할 수 있는 실제 현지식 ‘정통 중식 요리’다.
사실 중식 업계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데다 20년 이상 주방에서 요리만 팠을 경우 ‘내 음식’에 대한 고집이 크다.
그래서 퓨전에 대해 인색하고 정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이승훈 대표는 “중식도 결국 중국에선 특별한 요리보단 중국 가정에서 먹는 식사이자 소박한 안주다. 부담 없는 식사와 술안주의 개념을 살리는 것이 오히려 중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
고가의 고급 요리만 전문 중식은 아니라는 것.
<중식포차 마녀>가 위치한 동네 상권에선 이 대표의 판단이 주효했고 한 번 방문한 고객은 80% 이상 재방문한다.
평범한 술집이라 생각하고 우연히 들렀다가 주인장의 요리 솜씨가 보통이 아니란 걸 알고 다시 찾는다.
먹고 나가는 길엔 사천식 냉채족발이나 회과육, 어향가지 새우 중 하나를 포장해간다.🥡
어향가지 새우는 굴 소스 베이스에 중국식 식초를 가미해 계속해서 입맛 당기는 중독성이 있다. 튀김옷이 단단하고 쫀득해 포장해서 먹어도 바삭+쫀득함이 유지된다.
전략 3️⃣ | 접객에 대한 완벽한 이해
중식포차인데 오마카세도 낸다. 정식 코스는 아니고 예약 고객에 한해서다. |
가족 행사나 특별 행사가 있을 때 미리 예약하면 1인 5만 원, 7만 원대의 코스 요리를 준비한다.
해삼이나 자연산 송이, 새우를 활용하기도 하고 동파육이나 깐풍생선, 고추잡채, 오향장육, 멘보샤처럼 고객이 주문하면 특별한 고급 요리를 구성하기도 한다.
20대 단골손님이 부모님 생일이라고 온 가족을 대동해 고급 중식 오마카세 코스를 먹는 풍경이 생소하고 재밌다. 그것도 동네 포차에서. 🎁
오너의 조리 숙련도와 고객에 대한 이해, 영업과 접객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잘 어우러져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중식 맛집이 됐다.
이 집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아내 임미경 씨에게도 있다. 차분하고 조용한 이승훈 대표와 다르게 유려한 말솜씨와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향을 지닌 아내 미경 씨가 홀에서 고객과 1대1로 소통한다.
상호인 ‘중식포차 마녀’에서 ‘마녀’도 아내의 캐릭터를 재치 있게 살린 것으로, 아내와 매장에서 친해져 단골이 된 고객도 상당수다. 🧹
정통 요리에 집중하는 이 대표의 집념과 영업력 좋은 아내의 성향이 시너지를 발휘한다.
# Check point 동네 중국집으로 살아남은 <중식포차 마녀> 핵심 |
🗝️ 정통 요리에 대한 주인장만의 고집을 내려놓고 중식을 쉽고 재미있게 풀었다. 어차피 음식 맛은 고객이 판단하는 것이지 주인장의 몫이 아니라는 이 대표의 판단이 주효했다. |
🗝️ 술안주의 포인트를 살리기 위해 사천식 매운 소스를 메뉴에 접목했다. 고추기름과 매운 고추가 들어가 안주로 탁월하다. |
🗝️ 동네 장사는 결국 단골 장사다. 아내 미경 씨의 유쾌한 입담과 활달한 성격이 단골을 모으는 데 굉장한 강점으로 작용한다. |
🗝️ 사전 예약자에 한해 오마카세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요리가 맛있기에 가능한 것도 있지만, 접객과 메뉴 구성에서 대중과 소통한 결과다. |
# 이승훈 대표의 원픽 |
요리가 메인이다 보니 오히려 이곳은 다른 중식당에 비해 식사 매출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찾는 사람은 꾸준히 찾는 메뉴가 해물쟁반짜장이다. 해산물도 푸짐하고 식용 꽃으로 플레이팅한 점도 매력적이지만 우선 짜장소스 자체가 맛있다. 일반 짜장면보다 20% 정도 단맛이 더 도는데 나머지 요리가 사천식 매운소스 베이스 위주라는 점을 감안해 짜장면은 오히려 달착지근하게 맛을 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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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전문가 황해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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