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카지노 3회를 보면 불법 도박장 운영으로 돈을 쓸어담던 주인공 차무식(배우 최민식)이 나옵니다.
그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80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했는데 이를 놓고 국세청 팀장 강민정(배우 류현경)과 황당한 협상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국세청 팀장이 추징된 세금을 내지 않은 체납자에게 체납세금의 90%를 깎아주는 통 큰 결정을 내리지요.
하지만 이는 드라마상 설정일 뿐 현행 법과 제도상 결코 있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세금이 무슨 시장통에서 이루어지는 흥정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며, 국세청 조사관이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선심이라도 쓰듯 세금탕감을 결정하는 것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세금고지서가 납세자에게 발부되면 5억원 이상은 10년, 5억원 미만은 5년의 소멸시효가 발동됩니다. |
이 소멸시효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체납자가 배째라 버티고 누워있는 통에 세금을 받아내지 못할지언정, 과세관청이 나서서 이를 깎아주는 등 조치를 실행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드라마상 국세청 팀장이 탕감율을 제안하자 주인공이 징역살고 말겠다며 더 깎아달라고 요구해 결국 90%를 깎는 모습은 완전무결한 허구입니다.
소멸시효 완성도 5~10년이므로 체납자들이 이 기간 동안 무소득으로 버티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체납세금을 안내도 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요,
국가의 세금징수권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여러 법적 장치들이 존재해 이론상 죽기 전까지 계속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국세기본법상 국가는 소멸시효 내 체납자에게 납세고지 / 독촉 또는 납부최고 / 교부청구 / 압류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멸시효는 중단되며 납부기간이나 압류해제의 기간이 지난 뒤 다시 5년(또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
소멸시효 완성이 온전히 이루어진 후, 국세청이 체납정리을 하고 나서야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1992년 종합소득세 1500만원을 체납한 사람이 30년이 훌쩍 지나서도 여전히 체납자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국세청 자료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죠.
현실에서도 소위 '꾼'들이 불법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철저하게 숨기는 등 일종의 '꼬리표'가 남지 않도록 관리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세청이 주인공에게 부과한 80억원의 세금을 받아내기 힘들겁니다.
이들의 세금 흥정이 끝난 후 국세청 조사관이 '어차피 자료도 없고 소송에서 이기기 힘들어 깎아줄 수밖에 없다'고 한 대사가 아주 현실성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국세청이 강도 높게 세무조사를 해도 고도의 수법으로 소득을 숨긴 지능적 탈세자들로부터 추징과는 별개로 실제 세금을 받아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현실 상황이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이 대사를 통해 드러납니다.
또한 행정상 조세포탈범으로 고발됐을 가능성이 높은 고액체납자가 버젓이 국내외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나오는데,
아무리 드라마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해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 일부 예외가 적용되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 5000만원 이상 국세 체납자는 출국금지 조치대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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