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별 '동네 중식당'으로 살아남기 - 2편
💼 오피스 상권 💼
<도원>
직장인 니즈 공략한 안성맞춤 메뉴 개시
오피스상권이라는 입지 조건임을 생각해도 평범한 소규모 중식당에서 점심 3회전 이상의 회전율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건 전략적인 메뉴 구성과 경영주의 조리 숙련도가 어느 정도 받쳐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곳인데 어느 지점에서 고객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반드시 가야 하는 맛집’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전략 1️⃣ | 내공 있는 오늘의 메뉴
오피스상권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라면 필히 <도원>의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 |
강영구 대표는 각종 관공서와 인쇄업체가 몰려 있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서 매장을 오픈할 때부터 점심 매출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짜장면•짬뽕으로 점심 매출만 확실하게 잡는다면 자연스럽게 저녁 시간 재방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었다.
예전보다 회식 건수는 많이 줄었지만, 근방에서 중식 요리와 술을 홀에서 제대로 파는 곳은 <도원>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1차로는 점심부터 승부수를 띄워야 했다. 🥊
단순한 논리지만 적중했다. 강 대표는 직장인들의 이목을 끌 만한 ‘오늘의 메뉴’를 개발했다.
차돌매운짜장과 차돌우육탕면. 재료나 메뉴에서 크게 특별할 건 없지만 재료 간의 매칭이 탁월하다.
차돌매운짜장의 핵심은 세 가지. 우선 육류와 짜장소 그리고 (캡사이신이 아닌 청양고추로 깔끔하게 낸) 매운맛은 호불호가 거의 없다.
이 세 가지가 만났을 때 달착지근한 짜장 소스의 풍미와 고소하고 부드러운 고기, 알싸한 매운맛이 어우러져 중독성 있는 맛을 낸다.
면과 짜장 소스 위에 고기를 가득 채워 담아내는 것도 포인트가 된다. 🥩
몇 해 전 외식업 기자로 근무할 당시 ‘직장인이 선호하는 점심 메뉴’를 알아보는 설문조사에서 육류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
덮밥이든 찌개든 볶음요리든 탕이든, 육류가 푸짐하게 들어갔을 때 만족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었다.
차돌매운짜장은 육류와 매운맛의 조합을 만인의 추억 음식인 짜장면에 접목했으니 직장인들 구미에 당길 수밖에 없다.
차돌매운짜장은 매주 월요일, 차돌우육탕면은 수요일에만 개시한다. 📅
특정 요일에만 판매하는 한시적 희소성 때문인지 월요일 수요일은 오늘의 메뉴를 먹기 위해 줄 선다.
상품력을 제대로 완성하고 판매 전략을 세우니 결국은 경영주 생각대로 통한 것이다.
전략 2️⃣ | 재야의 숨은 고수 강영구
나무에 생긴 나이테의 깊이처럼 사람에게도 새겨진 결이라는 게 있다. |
강영구 대표를 보면 어딘가 강력한 숨은 내공이 있을 것만 같은 장인의 느낌이 나는데 역시나 30년 가까이 웬만한 유명 중식 화교 셰프들 밑에서 수제자로 요리를 배웠던 경력이 있다.
🍳 화교 1세대인 담소룡 셰프의 비법을 전수 받고 후엔 전국을 다니며 유명 중식당 오픈을 돕기도 했다. 🍴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요리를 시작해 광주 신세계백화점 중식 뷔페에서 웍 기술과 튀김, 볶음, 갖가지 요리 기술과 포장까지 완벽하게 익혔으며 👨🏻🍳 27살엔 경기도 성남의 중식다이닝 <제이드>에서 중식을 배웠다. 특히 담소룡 셰프와 중식당 오픈을 함께 한 건 현재 그가 오너셰프로 자리 잡는데 긍정적인 스펙이 됐다. |
최소한 ‘지배인이 창업하면 성공하고 주방장이 창업하면 망한다’는 속설은 그에게 없는 말이 됐다.
상권과 입지 조건, 인력 세팅과 운용, 메뉴 구성과 접객 서비스 등을 일찍이 익혀뒀던 게 <도원> 운영에 결정적인 뒷심이 됐다.
<도원>의 모든 음식은 ‘가정식’의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
식기도 일반중식당에서 주로 사용하는 널찍한 플라스틱 그릇 대신 가정용 면기와 접시를 쓴다.
짬뽕과 우육탕면 육수는 돼지 사골을 우려 쓴다. 매장 휴무날인 일요일에 강 대표 혼자 출근해 하루 종일 돼지 사골을 끓인다. 여기에 30%가량은 채수로 밸런스를 맞춰 육수를 완성한다.
그래서 모든 국물 요리가 묵직하고 마일드하며 맛이 깊다.
요일 메뉴인 차돌우육탕면을 매주 찾는 단골들은 ‘장인이 잘 끓여낸 고급 라멘’의 느낌이 난다고 한다.
전략 3️⃣ | 새것 같은 주방, 위생과 서비스 철저
2023년 현재에도 많은 동네 중국집들 위생 문제는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아직도 주방에서 담배를 피우며 요리하는 주방장도 있다.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평은 있지만 이상하게 다른 업종과 달리 배달중식업종은 늘 위생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강영구 대표가 철칙으로 세우는 건 늘 새것 같은 깨끗한 주방 컨디션이며 동남아처럼 더운 한여름에도 신선한 해산물을 신선 상태 그대로 맛볼 수 있도록,
그리고 기타 육류나 채소의 식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온도 관리에 철저하다.
신선식품 외에 급랭해서 공급받는 일부 식재료의 경우 이틀을 넘기지 않고 전부 소진한다. 🌟
매장 회전이 좋아 재고 없이 모든 식재료를 금방 소진할 수 있는 것도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주방은 마치 갓 오픈한 매장처럼 깨끗하다. 매일 청소한다.
이런 것 하나하나 고객이 직접 보지 않으니 잘 모를 것 같겠지만 과연 그럴까. 고객은 분명히 알고 느낀다.
# Check point 동네 중국집으로 살아남은 <도원> 핵심 |
🗝️ 비주얼과 완성도, 맛을 적절하게 잘 잡은 ‘오늘의 메뉴’ 구성으로 점심 시간대 직장인 중심의 식사 고객 타깃팅 성공. 점심 1시간 30분 안에 평균 3회전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니 희망적이다. |
🗝️ 요리 실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오너셰프의 기본인데 요즘은 유튜브로 레시피를 배워 창업하는 곳들도 많은 게 사실. 오너셰프의 기본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짜장면 한 그릇 사 먹으러 바쁜 시간 직장인들 줄을 세운다. |
🗝️ 홀 테이블, 주방 어디에도 쩍쩍 달라붙는 기름때가 없다. 매장을 이렇게 관리하는데 음식은 당연히 위생적이고 청결하다. 일반적인 동네 배달 중국집의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선전하는 경우다. |
# 강영구 사장님의 원픽 |
수요일에만 판매하는 차돌우육탕면은 중식 면 요리로 짬뽕만 생각하던 인근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해장 메뉴로 정통했다. 돈사골 베이스의 국물이 묵직하면서도 무게감이 있고 여기에 얼큰한 양념과 고추기름을 더하니 해장으로 제격이다. 고명으로는 소고기를 제법 넉넉히 올려낸다. 부드러우면서 중심 부분으로 씹을수록 쫄깃한 면은 매장에서 직접 제면한다. 수요일 특별 메뉴로 구성하지 않았으면 아마 짬뽕 판매율이 더 높았을 텐데 강영구 대표는 <도원>만의 시그니처 해장 면 요리를 주력 판매하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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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전문가 황해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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