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외식경영 및 벤치마킹 전문가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본질이 보입니다

2023.06.02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본질이 보입니다




새 업장을 준비 중인 사장님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해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OOO를 좀 추가해 보면 어떨까요?”. OOO 안에는 아주 다양한 것들이 포함됩니다.

메뉴이기도 하고 인테리어 장식품이기도 하고 포스터이기도 하고 주류 리스트이기도 합니다.


사장님만의 무기가 확실한데도 무언가를 더 채우지 않으면 왠지 불안한 마음 때문인지 자꾸 이것저것 추가하려는 것이죠.




‘잘 버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마음은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오픈 과정에서 준비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아까워 전부 담아 버리면, 결국 그 매장의 색채는 중구난방이 돼버립니다.

이 매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이 매장의 음식들이, 또는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보여주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가 희미해지고 오히려 퇴색돼 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


혹시 특정 고객이 왔을 때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며 발걸음을 돌리고 외면하는 것이 두려우신가요?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방문해도 두루두루 맛있게 잘 먹고 적당히 즐기다 갈 수 있는 음식과 식당이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가능한 업종이 있습니다. 치킨집이나 한식 백반집, 국밥집 정도는 고객 입장에선 메뉴와 주류 구성, 분위기가 얼추 짐작될 것입니다. 크게 취향을 타는 일도 없겠지요.

그러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메뉴와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 등단출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맥주전문점 사장님의 선택


프랜차이즈 맥주 브랜드를 준비하던 A 사장님의 이야기입니다. 🍺

이분은 일전에 큰 규모의 맥주 전문점을 오랫동안 운영하셨습니다.

다양한 세계 맥주를 판매하셨고 사장님 자체가 맥주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였기 때문에 맥주를 주 아이템으로 프랜차이즈 모델을 만들고 싶으셨던 겁니다.

프랜차이즈 매장이 되려면 우선 모든 메뉴와 주류 구성을 간편화, 균일화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A 사장님께서 하루는 1차 메뉴 구성안을 저에게 보여주시면서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대중의 눈길을 끌 만한 이색적인 메뉴와 주류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 자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사장님께서 구성하신 1차 메뉴/주류 라인업도 제 기준엔 종류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인인 맥주와 하이볼을 비롯해 여러 가지 주류 품목만 수십 가지, 그리고 메뉴도 수십 가지나 됐습니다.

그런데도  ‘무엇을 더 추가하면 되는지’를 고민하셨던 것입니다. 🤔


당시 제가 A 사장님께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이미 사장님께선 20년 가까이 맥주 한 종목만 파오셨고 맥주업계에선 이미 전문가이십니다. 그럼 맥주 하나만 생각하세요. 사장님만이 구현하실 수 있는 시그니처 한 가지만 연구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른 부가적인 요소들은 전부 다 지우시고 맥주를 어떻게 특화하실 건지만 생각해보세요!” 




곁가지들을 쳐내자, 본질이 보였다


기존 운영하셨던 대형 맥주 전문점에서 워낙 많은 종류의 맥주와 안주들을 판매하셨기에 새로 오픈할 매장의 (주류 포함) 전 메뉴를 20가지 안팎으로 줄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결국엔 군더더기들을 쳐내고 줄이시더군요. 그리고 맥주 전문가이신 사장님만이 완성할 수 있는 색다른 맥주 아이템을 개발해 현재는 특허까지 내셨답니다.

사장님께서 개발하신 맥주 아이템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현재는 탄탄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계십니다. 🍻






이자카야 사장님의 신의 한 수


서울 마포구에서 일식 포차를 운영하셨던 B 사장님몇 년 전 삼겹살집을 개업하셨습니다. 🥓

그 과정에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생삼겹살 집이라고 하셨는데 냉동 삼겹살과 소고기 등심과 안심, 그리고 기존 포차 매장의 인기 안주 메뉴들을 대거 가져오신 것 아니겠어요.

해당 삼겹살집은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어두는 곳이었는데, 저녁 시간대 삼겹살 손님이 한 차례 빠지면 그때부턴 매장이 텅텅 빌 것 같아 술안주 메뉴를 구성하셨다는 겁니다.


당시 저는 영업시간을 12시까지로 단축하고, 기존 포차에서 팔던 메뉴 중 돼지고기와 먹었을 때 잘 어울릴 만한 국물 종류 한 가지를 선택해 돼지고기 주문자만 서비스로 제공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완성품 그대로 내기엔 식재료 단가가 맞지 않을 테니 적당히 구색만 갖출 정도면 된다는 말도 함께요.

육류메뉴도 딱 두 가지로 줄이라고도 했습니다. 🧐


우선 삼겹살 주문 시 칼칼한 국물 요리가 커다란 냄비째 함께 차려지니 직장인들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국물 완성도가 높아 추가 주문이 이어졌고 (추가 주문부터는 비용을 받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저녁 이후 밤 시간대까지 고기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한 가지에만 집중하되, 완성도를 높이면 된다


A와 B 사장님의 매장 상호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저는 한두 마디 덧붙인 게 전부인데 사장님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마치 저의 공처럼 비칠까 봐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장사 수완이 좋은 사장님들도 두 번째, 세 번째 매장을 오픈할 땐 많이들 불안해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 이것저것 다양하게 많이 갖다 놓으려고 합니다. 📚


한 가지에만 집중하십시오. ☝🏻

당장의 조급증을 버리고 힘도 빼시고, 가장 자신 있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시되 그 한 가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메뉴 구성은 간결하지만 하나하나 제대로 된 맛과 스토리가 있다면 고객은 틀림없이 사장님의 고민과 노력을 단번에 이해하고 즐기려고 할 것입니다.





외식경영 전문가 황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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