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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맹목적으로 따르면 안 되는 이유

2023.08.07




행을 맹목적으로 따르면 안 되는 이유


외식업의 트렌드가 갈수록 더욱 빨라집니다. 정치사회적 요인, 또는 문화적 요인으로도 유행과 고객 니즈는 다이내믹하게 달라집니다.


그렇기에 찰나처럼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고객 니즈를 유심히 살피고 체크하는 것이 외식업에선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유행을 좇아선 안 됩니다.


‘트렌드의 변화를 알아차리려고 노력은 하되 맹목적으로 좇아선 안 된다?’ 감이 잘 안 올 수도 있을 텐데요. 우선 아래 두 케이스를 통해 좀 더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8-9년 전부터 외식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소비 행태의 변화는 바로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혼밥 혼술 고객의 대폭 상승이었습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1인 가구를 겨냥한 간편 도시락이나 HMR 상품 등을 출시했고 외식업도 마찬가지 이러한 1인 고객을 타깃으로 한 여러 프로모션과 메뉴 구성에 열을 올렸습니다.

한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아래 두 식당 중 어느 쪽이 더 1인 고객을 겨냥한 운영 시스템으로 적합할까요?

A 사장님은 신촌 대학가 근처에 1인 일본식 라멘집을 차렸습니다.

1인 가구를 위한 라멘집이었습니다. 가로세로 60cm 정도 되는 1인 테이블로 전부 세팅하고 테이블 사이마다 칸막이를 설치했습니다.

혼자 와도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도록 1인 공간으로 전부 만든 것입니다. 마치 독서실처럼 말이죠. 혼밥족들을 위한 라멘집이었습니다.

B 사장님은 국밥집을 운영 중이었습니다.

혼자 방문하는 고객이 늘자 사장님은 손님들이 잘 앉지 않는 계산대 바로 근처의 테이블 일부를 치우고 나머지 빈 공간을 활용해 사각형 모양의 큼직한 바(bar) 형태의 테이블을 설치했습니다.

한 면당 3명 정도 앉을 수 있으니 사각 테이블의 4면이면 총 12명이 둘러앉아 식사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시 전체 매출이 중폭 상승했던 곳은 B 사장님의 업장이었습니다.


손님들이 잘 앉지 않아 늘 매출이 일지 않았던 공간을 적절히 활용해 1인 고객을 위한 자리로 만들어 매출이 일어나게 했으니 말이죠.


사실 1인 고객의 심리는 이렇습니다.

한창 바쁜 점심시간(pm 12:00-2:00)이나 손님들이 한 번 더 몰리기 시작할 무렵인 저녁시간(pm 6:00-7:00)엔 혼자 방문하기가 꺼려집니다.


바쁜 시간에 혼자 큰 테이블을 차지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단체 고객 사이에 혼자 껴서 식사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선 눈치가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1인 고객의 심리를 이해하고 다른 테이블의 고객들과 시선 교차가 되지 않는 1인 전용 테이블을 만들었으니 그 자리는 항상 만석이었죠.


B 사장님 입장에선 놀고 있던 테이블에 고객을 계속해서 채우게 돼 매출이 일어나서 좋고, 고객 입장에선 혼자 와서 편히 식사할 수 있어서 좋고 여러모로 일석이조였습니다.



트렌드에 갇혀선 안 된다. 무조건 ‘부분 적용’


A 사장님의 1인 라멘집의 경우 매우 안타깝지만 2년도 채 가지 않아 폐업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운영상의 문제가 있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30평 규모의 큰 매장을 1인 고객만으로 채우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입니다.


혼밥 고객의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에 사장님 스스로가 갇힌 것이죠.


해당 라멘집 구조상 단체고객은 방문할 수 없었고 한국인들의 주요 정서이기도 한 ‘대화와 소통, 친밀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1인 고객의 방문이 원활하게 이루어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30평을 매장을 전부 1인 고객으로 채우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망원동의 한 작은 가게는 1인 고객이 둘러앉아 식사할 수 있도록 커다란 원목 테이블 하나만 두고 장사를 했는데 그곳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10-2011년쯤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활개를 쳤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프라이빗한 공간이 유행하자 많은 주점 브랜드에서 룸 테이블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도 테이블 일부만 칸막이를 설치했던 곳은 잘 됐지만 매장 전체를 프라이빗 룸으로 만들었던 곳들은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식당들의 문제점은 트렌드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에 갇혔다는 것입니다. 트렌드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는 좋으나 여기에 스스로 갇혀서는 안 됩니다.


유행은 항상 ‘부분적으로’, ‘플러스알파’의 개념으로 추가 적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야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만약 적용 시 생각만큼 매출 상승이나 기타 이익이 없다면 빠르게 손실을 최소화할 수도 있으니까요.


더구나 한국은 다 같이 어울려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정서적 헤리티지가 있기에 한국의 외식업은 이러한 본질적 가치를 지향할 필요도 있습니다.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핵심!


사장님들이 매장을 오픈하시거나 일부 유행 요소를 접목하고자 할 때 사장님 스스로 콘셉트에 갇혀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객의 니즈는 변화무쌍하고 고객이 어느 요소에 꽂혀서 그 매장에 재방문할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막걸리가 열풍이었던 10년 전, 어떤 곳은 여성 고객을 위한 막걸리전문점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로 모든 막걸리에 유자나 바나나, 청포도 등의 과일청을 넣어 달달한 막걸리를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잘 안 됐죠. 여성 고객이라고 단맛이 나는 술을 좋아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스스로 제한을 둔 것입니다.


*오히려 막걸리 열풍에 힘입어 스페셜 주류로 ‘막걸리 칵테일 한잔’을 판매했던 곳은 매출이 늘었습니다.


어떤 빵집은 노년 고객층을 위해 단팥빵과 통밀빵을 위주로 팔고 있으나 생각만큼 노년층의 방문율이 높지 않고, 어떤 곳은 크림비엔나커피와 무화과케이크를 시그니처로 강력하게 밀었더니 70대 이상의 할머니도 친구들과 와서 크림비엔나커피에 무화과케이크를 시켜먹고 간다고 합니다.


전자는 사장님의 고정관념에 갇혀 스스로 제한을 둔 것이고, 후자는 트렌드를 읽되 모두가 좋아할 만한 맛과 상품성을 구현해 오히려 특정 성별이나 연령대 상관없이 한 번쯤 방문해서 먹어봐야 할 시그니처를 완성하게 된 것입니다.


🎯 여기서 잠깐! 타깃 고객층에 맞는 콘셉트를 구현하라면서요?

타깃 고객층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콘셉트를 구현하는 것과, 타깃 고객층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콘셉트에 제한을 두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오피스상권에서 식당을 운영할 경우 직장인과 비즈니스 모임을 겨냥한 객단가 1만 원 대의 한 상 차림을 추가 구성하는 것과, 직장인들은 저렴하면서 빠르게 제공되는 음식만 선호할 거라 판단하고 햄에그샌드위치만 파는 것이 다른 접근인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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