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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매장에 시그니처 술이 필요한 이유

2023.07.24




당신의 매장에 시그니처 술이 필요한 이유


서울 목동의 한 돼지고깃집이 있습니다. 🍴

이 집이 오픈한 건 대략 10년 전쯤인데 매출이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 건 바로 맥주 한 잔 때문이었습니다.


사계절 내내 고전하던 서울 삼성동의 한 한정식전문점은 3개월 만에 전체 매출이 30% 가까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 또한 맥주 한 잔이 불러일으킨 효과였습니다.

맥주 한 잔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요? 🍺



객단가 무조건 높여주는 한 잔의 술


앞서 소개한 서울 목동의 돼지고깃집은 <일미락>이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맛집 파워블로거 출신의 한 사업가가 차린 고깃집인데 음식에 나름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 그런지 원육 상태는 물론이고 반찬 구성과 사이드 메뉴의 조합도 꽤 좋았습니다.


맛깔난 장아찌와 제대로 묵힌 갓김치, 된장술밥이나 갱시기칼국수와 같이 술꾼들의 구미에 당길만한 사이드메뉴가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면서도 든든한 제갈량의 역할을 해줬습니다.


그러나 이곳이 빠른 시간 안에 맛집으로 자리 잡고 매출의 유의미한 상승 폭을 보이게 된 건 ‘세븐브로이’라는 생맥주 때문이었습니다. 🍺


세븐브로이는 일반 맥주보다 도수가 비교적 높은 인디아 페일에일의 한 종류인데 질감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 매끈하고 끝으로 갈수록 쌉쌀한 풍미가 도는 아주 매력적인 술입니다.


수제맥주전문점도 아닌 일반 돼지고깃집에서 이런 고급 페일에일을, 그것도 병맥주가 아닌 매장에서 직접 뽑아주는 생맥주 형태로 판매하는 건 당시로선 꽤 센세이션이었습니다.


더구나 맥주기기 관리를 얼마나 깨끗하게 하는지 그 맛 또한 신선하고 청량하며 완성도가 매우 좋았지요.


이곳 사장님은 이 독특하고 맛있는 맥주를 많은 사람들이 마셔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매장 한쪽에 맥주 사진을 크게 걸었습니다.


사진 안에는 이런 설명도 붙였습니다 ‘황제의 맥주로도 불리는 인디아페일에일은 크림처럼 부드럽고 은은하게 달면서 쌉쌀한 뒷맛이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이 맥주는 매출에 상당한 효자 역할을 했습니다.

많은 고객들이 이 페일에일의 포스터를 보곤 바로 인원수대로 한 잔씩 주문하더랍니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고기와 반찬이 세팅되고 고기를 익히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니 그 사이 막간을 이용해 가볍게 목을 축이는 것입니다.


왠지 병맥주보다는 갓 뽑아낸 신선하고 시원한 생맥주가 더욱 맛있어 보이고, 하필 그 맥주가 일반 생맥주가 아닌 특별한 에일맥주라면 더욱 마셔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돼지고깃집에서 프리미엄 생맥주를 판다는 건 아주 특별하고 재밌는 부분입니다.


나중엔 이 맥주가 이 매장의 시그니처가 되어 방문하는 사람들 80% 이상이 이 맥주를 주문했습니다.


나중에 주종을 소주로 바꾸더라도 첫 판엔 무조건 세븐브로이 맥주로 시작을 했던 것이죠.

당시 한 잔당 7000원에 판매했으니 다섯 사람이면 테이블 단가가 3만5000원이 자연 상승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미락>에서 현재 판매하고 있는 파울라너 해페. 독일 맥주로 부드럽고 가벼운 청량감이 매력적이다.

세븐브로이 페일에어가 반응이 좋자 이곳 사장님은 다양한 수제맥주를 추가로 구성했다.

수제맥주 양조장과 단독 계약으로 ‘일미락표’ 수제맥주도 개발했다.


지금은 한 수제맥주 양조장과 계약해 <일미락> 전용 수제맥주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파울라너 해페나 기네스, 하이네켄 등과 같은 프리미엄 생맥주를 추가 구성하고 있고요.



고도의 시그니처 전략


메인메뉴 만큼이나 사이드메뉴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사이드메뉴와 함께 시그니처 주류 구성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술은 이왕이면 병이 아닌 잔술로 팔았을 때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우선 ‘한 잔의 술’은 주문하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


새로운 맛에 도전하는 일이 쉽진 않지만 맥주나 하이볼 한잔 정도 새롭게 마셔보는 건 고객 입장에서 그리 까다로운 일은 아니거든요.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것입니다.


서울 삼성동의 한 한정식집은 점심 특선 메뉴로 10만 원짜리 수라상과 수제에일맥주를 세트로 팔았습니다.

여기서 10만 원 수라상은 1인 기준이 아니라 4인 기준입니다.


찬합 모양으로 생긴 사각형의 나무 그릇 안에 10여 가지의 고급 반찬들을 담고 국과 밥은 별도로 제공했습니다.


큼직한 사각형 접시가 테이블 한가득 차려지니 보기만 해도 입이 벌어지고, 세트로 구성한 에일맥주는 이미 식전주로서도 충분한 역할을 했습니다.


더구나 전통 한정식집에서 트렌디한 수제에일맥주를 적극적으로 판매하니 고객 입장에선 신선했습니다.


수제에일맥주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이곳은 3개월 만에 매출이 30% 가까이 신장했습니다.



하이볼이 인기 있는 이유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하이볼 판매량이 평년 대비 10배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


그리고 지금도 하이볼의 인기는 고공행진 하고 있지요. 저는 이게 단순히 한때 트렌드라고 보진 않습니다.


<산청숯불가든>에서 판매 중인 산청하이볼.

지리산 산청 흑돼지를 파는 집이라 하이볼도 그러한 산청의 느낌을 잘 살렸다.

산청하이볼은 방문 고객 95% 이상이 주문한다. 암묵적 세트메뉴가 됐다.


소주 맥주 대신 와인과 위스키를 찾는 20-30대 소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만든 하이볼에 대한 인기는 이대로 쭉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하이볼은 매장의 시그니처 주류로 구성하고 있는 곳들이 꽤 많습니다.

지리산 산청 흑돼지구이를 파는 <산청숯불가든>은 산청하이볼을 이미 팔고 있죠.


고급 육류요리전문점 <우후루화>도 3종의 시그니처 하이볼을 판매하고 있는데 각각 색깔이 다르고 예쁘기도 해서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이라고 합니다.


<우후루화>의 시그니처 3종 하이볼. 평범한 하이볼 대신 천연재료로 색깔을 내어 더욱 영롱하고 예쁘다.

자신의 SNS에 올리기 위해 방문 고객 대다수가 하이볼부터 주문한다고 한다. 2명이서 와도 3잔을 세트로 주문한다고.


하이볼은 위스키의 깊은 향과 탄산수의 청량감이 더해져 진하고 매력적인 맛을 내는 술이라 고객 입장에선 가성비가 괜찮은 술입니다.


더구나 하이볼은 어떠한 음식과도 잘 어울립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전부 소화해내죠. 안타깝지만 하이볼에 맛 들인 젊은 고객층은 이제 일반 맥주는 싱겁다고도 합니다. 🍣


데커레이션과 들어가는 재료를 차별화해 내 업장만의 특제 하이볼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위스키와 탄산수로 기본적인 맛을 내되, 여기에 다른 데선 넣지 않는 재료(ex 유자, 라임, 민트 등)나 토핑(ex 말린 귤, 말린 레몬, 식용 꽃 등)을 올려 시그니처로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업장 상호를 붙여 ‘OO하이볼’이라고 메뉴명을 짓는 것입니다. 🍋


🍹 시그니처 술 확실하게 파는 방법!
1. 병이 아닌 ‘한 잔의 술’로 팔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술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고객이 좀 더 편하고 만만하게 주문할 수 있다.
인원수대로 한 잔씩 주문하는 것이 오히려 병째 판매하는 것보다 매출 상승에 유리하다.
2. 묵직하고 깊은 맛이 도는 맥주나 하이볼이 좋다
수제맥주의 인기가 식었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수제맥주전문점’에 대한 이야기다.
의외의 업종에서 시그니처로 미는 페일맥주 한잔 정도는 매력적인 상품이 된다.

🥂 예를 들어 족발집에서 페일에일 한잔을 판다면?
하이볼은 위스키 약간에 탄산수가 들어가는 술이라 원가가 높지 않으면서 고객 입장에선 오히려 ‘가성비 술’로 통하니 판매자 입장에서도, 구매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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