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지갑을 여는 제갈량 전략 - 1편
어떤 메뉴든 신선한 재료로 맛있게 잘 만드는 것, 당연히 중요하다.
완성도 높은 메뉴 구현은 식당의 가장 기본이자 절대적인 가치니까. 그럼 여기서 끝일까? 🤔
잘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게 ‘잘 파는’ 것이다. 잘 팔기 위해 메뉴 개발에 대한 고민도 하고 홍보 마케팅도 하는 것 아니겠나.
메뉴판에 올려만 놓는다고 고객이 알아서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다. 경영주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팔 줄 알아야 한다.
이번 페이지에선 메뉴를 전략적으로 잘 팔 수 있는 비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소량씩 끊어서 저렴하게 팔기
아무리 재료 품질이 뛰어나고 맛있는 메뉴라고 해도, 그게 실질적인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가격 책정과 판매 단위부터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장사가 잘 되는 한 설렁탕 전문점이 있다. 점심은 설렁탕만 열심히 팔아도 직장인 고객 위주로 회전율을 높일 수 있지만 문제는 저녁. 저녁엔 회전율보다 테이블 단가를 높일 만한 저녁 전용 메뉴가 필요한데, 이 설렁탕집에서 판매하는 저녁 메뉴는 3만 5000원부터 시작하는 수육과 전골이 전부다. 단체 회식이나 주류 모임 시 작정하고 주문하지 않는 이상 1-2인이 방문했을 때 주문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양과 가격이다. 만약 이 설렁탕집에서 수육을 100g 단위로 작게 끊어 8000-9000원에 판매한다면 어떨까. 고객 입장에선 설렁탕과 함께 주문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과 양이라고 생각해 주문하지 않을까. 혼밥 고객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간단하게 반주할 수 있는 메뉴이기에 분명 주류 매출도 상승할 것이다. |
대부분의 식당 경영주들이 메뉴에 힘을 주면서 동시에 가격에도 힘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메뉴가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그럴듯해 보이는 메뉴와 가격이 아니라, 실질적인 판매로 이어지는 메뉴와 가격, 그리고 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쪼개서 팔자. 그래서 구매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
| 사례 1. 오면 무조건 시키는 1만 원대 수육
<고기리막국수>
강원도식 담백하고 깨끗한 막국수를 서울·경기 지역에서 가장 파격적으로 많이 팔고 있는 기념비적인 곳이 바로 경기도 용인의 <고기리 막국수>다.
샤넬 오픈런보다 더 부지런히 오픈런을 준비해야 겨우 막국수 한 그릇, 수육 한 접시 먹고 올 수 있는 대단원의 맛집.
유수창 대표는 그럴듯하게 구색만 갖춘 비싼 수육보다 실질적인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가성비 수육’이 낫다고 판단,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 수육으로 선회하고 가격을 1만 4000원으로 책정했다.
국내산 돼지고기 사태 부위를 푹 삶아 190g을 낸다. 1-2명이 방문해 1인 1막국수에 수육 한 접시 시켜도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데다 오히려 만족도가 높다.
3-4명 이상은 수육 두 접시, 6명 이상은 세 접시 이상 주문한다. 그러니까 2인당 한 접시를 주문하는 암묵적 룰이 생긴 것.
1만 4000원 돼지수육 구성으로 기본 객단가가 7000원 이상이 자연스럽게 오르면서 전체 매출도 향상됐다. 📈
비싸고 양 많은 메뉴보다 양을 콤팩트하게 줄이고 가격 부담을 대폭 낮춘 것이 신의 한 수,
덕분에 하루 400접시 이상, 전체 80% 이상이 의무처럼 주문하는 시그니처가 됐다.
check point 홍보 포인트 : 국내산 들기름과 김가루를 잔뜩 올린 고소하고 부드러운 들기름 막국수를 처음 상품화한 곳, 사실 이제 막국수 전문점으로는 고유명사 같은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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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2. 방문고객 70% 이상이 주문하는 육사시미
<태평소국밥>
대전시 유성구 <태평소국밥>은 8000원짜리 ‘소국밥’을 메인으로 판매하는 집이다. 맑은 소고기뭇국 베이스에 고춧가루를 뿌려 마지막 칼칼한 포인트를 더한 스타일로 대전에선 꽤 유명한 국밥집이다.
이곳은 소국밥 만큼 독보적인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데 바로 한우 육사시미다. 육사시미라는 메뉴 자체는 평범하나 구성과 판매 전략에 핵심이 있다. 🥩
100g 기준 1만 1000원, 150g엔 1만 6500원에 판매, 2인 방문시 인원수대로 소국밥을 주문하고 맛보기용으로 육사시미를 추가 주문한다.
다른 집에선 고가의 안주 메뉴로 내는 육사시미를 1만 원대 초반 가격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
혼자 방문했을 때도 주문할 수 있는 한우 육사시미 메뉴가 있다는 건 고객 입장에선 상당한 매력 포인트다. 방문 고객 70% 이상이 육사시미를 주문한다고 하니 꽤 유의미한 메뉴로 자리 잡았다.
여성 고객 혼자 와서 소국밥에 육사시미 100g을 주문해 소주 한 병을 너끈히 비우고 가는 풍경도 이 집에선 흔한 일이란다. 🥣
생각해 보자. 국밥집의 한계는 저녁 시간의 매출 확장이다.
<태평소국밥>의 한우육사시미는 그런 의미에서 탁월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저녁 시간 국밥집을 찾는 고객 중 꽤 큰 비중이 주류를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타깃층을 적절하게 공략한 메뉴다. 🎯
check point 홍보 포인트 : 푸짐하고 완성형 높은 소국밥에 저렴하면서도 술맛 돋는 안주 메뉴가 돋보인다. 포만감을 채우며 동시에 술안주의 기능도 있는 메뉴 구성이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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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시간에도 이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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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경영 전문가 황해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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