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마인드, 사업 마인드 6
고단한 외식업, 생각해두면 좋은 것들 - 1편
💬 식당 장사라는 것이 사실 거창한 비전이나 이상보단 지극한 현실이고 또 생계수단이다 보니 고단하고 힘들 때가 많을 것입니다. TV나 유튜브에 ‘줄 서서 먹고 가는 대박 식당’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다른 세상의 일 같기도 할 테고요. ‘나 혼자만 이렇게 먹고사는 일이 버거운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종종 초조하거나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외식업이 참 쉽지가 않습니다. 이번에는 외식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놓치고 있는 생각과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참고해두면 좋을 것입니다. |
1️⃣ 모두가 힘듭니다.
사실 모두가 힘들어합니다.
월 매출만 수십, 수백억 원을 찍는 대형 프랜차이즈나 대형 독립점포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류는 다르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절박한 고민과 지난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습니다.
보이는 것과 달리 자본 잠식이 돼 있는 경우도 많고 직원들 전부 예고도 없이 단체로 그만두는 바람에 며칠 내내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분명 TV 출연도 하고 신문과 잡지에도 소개된 맛집인데 월세와 인건비를 1년 넘게 못 내 쫓겨날 위기에 처한 곳도 있습니다.
첫 번째 브랜드를 성공시킨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큰돈을 투자해 제2, 제3의 브랜드를 야심차게 론칭했지만 겹겹이 실패하고 어마어마한 빚을 떠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어떤 대표님 한 분은 새 매장을 준비할 때마다 하루에 담배를 3갑씩 피우신다고 합니다.
신경 안정제 약을 처방받아 드시는 분도 셀 수 없고요.
매출 스트레스, 직원 스트레스를 비롯한 여러 현실적 문제들 때문에 새벽 4-5시가 되어도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 처방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화려한 모습 이면엔 이렇게 상상할 수도 없는 스트레스와 고단함이 있습니다.
🙅🏻♀️ 타인의 고통을 위안으로 삼으시라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왜 다들 장사도 척척 잘하고 취미 생활도 해가며 돈도 많이 버는데 나와 내 업장만 매일 이렇게 힘이 든 걸까’ 이런 생각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셔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SNS를 통해선 모두가 화려한 일상과 반짝이는 사업 인사이트만 노출하지만 속 사정을 살펴보면 저마다의 고충과 고민들이 있고,
그들 역시 ‘왜 나한테만 이런 부정적인 이슈들이 연이어 생기는 것일까’에 대한 생각과 한탄을 똑같이 하면서 살아갑니다.
태어날 때부터 운명처럼 식당 창업을 하게 돼 단 한 번의 변수나 고통 없이 승승장구만 해온 사장님은 지금껏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낙담하지 마십시오. 저마다의 숙제를 찾고 또는 문제점과 고비를 해결하고 넘기는 것이 모든 외식업주들에게 주어진 숙명이니까요.
2️⃣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대상, 1차 내부 고객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극진히 모셔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면서도 정작 함께 합을 맞춰가고 있는 직원은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장님들이 의외로 많이 계십니다.
장사를 장기적으로 유연하게 잘 해나가기 위해선 1차 내부 고객을 가장 먼저 챙겨야 합니다.
👨🏻🍳 여기서 내부 고객이란 바로 '직원'입니다.
직원과 사업주가 하나가 되어 좋은 시스템과 매뉴얼을 만들고 행복한 식당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미션입니다.
그 미션을 군더더기 없이 잘 수행하려면 내 직원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업장을 찾는 소비자만이 고객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업장에서 함께 시너지와 동력을 내면서 일을 해줄 직원들 역시 내부 고객이자 동지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기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어야 매장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그 긍정적인 에너지는 다름 아닌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가장 먼저 느낍니다.
🔎 잘 되는 식당, 문 열자마자 알 수 있다? 장사가 잘 되는 식당들은 공통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매장의 분위기입니다. 직원들의 표정이 전부 밝고 그들끼리의 업무 분담이 잘 돼 있는지 합이 척척 맞습니다 이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고객을 바라보는 표정과 전체 아우라에서 바로 느껴집니다. 💡 오래된 식당의 비결은 직원 관리 40년, 50년 이상 오래 운영해온 식당의 경우 직원들 역시 장기근속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사업주와 직원들 간의 사이도 좋습니다. 50년 전통의 한 국밥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2대 사장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분이 재료 준비를 하던 중년 여성 직원에게 친근하게 말을 거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모, 이제 정리하고 들어가요. 어깨 아프죠? 안마해줄게!” 그러자 물통에 물을 채우고 있던 다른 중년 직원이 “어서 와서 나도 해줘!”라고 장난스레 말을 건넸고 다 같이 웃으며 농담을 이어갔습니다. 얼핏 봐도 사이가 매우 좋아 보였습니다. 아마도 2대 사장님이 어린 시절부터 오래 봐왔던 직원들이기에 그만큼 가까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장사를 잘 해올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직원 관리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70년 전통의 곰탕전문점 <하동관>이나 40여 년간 프리미엄 한우와 평양냉면을 팔아 온 <벽제갈비>, <봉피양>그리고 30년 된 24시간 한우전문점 <새벽집>에 가보면 직원들 전부 활기가 넘치고 노련한 접객 서비스가 몸에 배어있습니다. 어디 몸뿐인가요. 눈빛에도 녹아 있습니다. 반면 어떤 식당에 우연히 들어갔을 때 직원들의 눈빛이 어두운 걸 볼 때가 있습니다. 마치 손님인 제가 불청객이 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주문을 건성건성 받거나, 주문하기 위해 여러 번 직원을 불러도 바로 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한창 바쁜 시간대 아니었냐고요? 매장 안은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직원과 사장님의 관계는 물론이고 직원끼리도 서먹해 보였습니다. 사장님의 매장은 어느 쪽인가요? 🧐 |
그러나 직원 관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음 시간에는 업장의 1차 내부 고객인 직원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하면 좋은지,
그리고 2차 외부 고객인 소비자에 대한 관점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