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면백과사전 <3편>
이번엔 함흥냉면이다!
아직 전 편을 못 보셨다면? | |
황해원의 식당 운영 인사이트
함흥냉면의 관전 포인트: 정공법 vs 시판제품

왕들도 먹었다는 유서 깊은 평양냉면에 비하면 함흥냉면은 제대로 된 기록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을 통해 반세기가 넘게 오늘날까지 두루두루 사랑받는 서울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사실입니다. 평양냉면집 찾기는 힘들지만, 함흥냉면집은 동네 어디에나 있고 꼭 전문점이 아니더라도 백반집이나 분식집 등에서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지요. 그만큼 무난한 방법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기에는 최적의 아이템이라는 방증입니다.
함흥냉면의 경우 육수를 직접 끓이고 면을 반죽해 즉석에서 뽑아내는 수고 대신 시판용 면과 소스 제품으로 비교적 쉽게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만들어도 함흥식 냉면은 중간 이상의 퀄리티는 나오는 편이고 균일한 맛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양냉면보다는 운영상의 강점이 확실히 있습니다. 육수와 면은 시판용 제품을 쓰더라도 여기에 명태무침이나 회무침, 육전 등 부재료 겸 고명만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올린다면 다른 집과 차별화된 냉면을 구현해 낼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말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함흥냉면이 ‘전문점 냉면’의 이미지보다 ‘분식집 냉면’, ‘고깃집 후식 냉면’ 이미지가 강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더구나 과거 왕들이나 선조들이 즐겨 먹었다는 그럴 듯한 스토리텔링이나 역사도 없습니다. 일부 미식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수한 고깃국물에 터프한 질감의 평양냉면에 비해 함흥냉면은 오퍼레이션이 간단하다는 장점 외엔 특출한 매력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중의 니즈입니다. 아직까지 대중은 평양냉면의 심심한 맛보단 함흥냉면 스타일의 매콤하고 달착지근한 비빔냉면 맛에 길들어져 있습니다. 새콤한 국물에 살얼음을 동동 띄운 물냉면과 오독오독 씹히는 간재미무침이나 명태무침을 올린 비빔냉면을 선호합니다. 뚝뚝 끊어지는 메밀 면보다 쫄깃한 전분 면이 입에 척척 감깁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면과 소스, 육수 제품을 각각 잘만 선택하면 큰 어려움 없이도 ‘맛있다’는 대중의 호평을 들을 수 있기에 함흥냉면은 ‘외식 아이템’으로서는 접근성과 아웃풋이 좋은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공법으로 만들 때
물론 함흥냉면을 시판용 제품을 쓰지 않고 정공법으로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서울 서초동의 <강남함흥면옥>처럼 육수부터 면, 소스까지 각종 재료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차별화하는 곳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제주고기전문점 <삼다연>은 ‘냉면 맛있는 고깃집’으로 유명한데 이 곳 역시 소고기 양지와 사태로 낸 육수에 직접 담근 동치미를 섞어 밑 국물을 내고, 비빔냉면의 경우 사골 육수에 국내산 고추장과 매실청, 소고기를 갈아 넣은 홈메이드 양념장을 2주 숙성시켜 맛을 제대로 냅니다.
힘이 들어가는 대신 확실히 맛이 있어 이곳은 냉면 매출이 상당히 높고 시그니처 냉면으로 등극했습니다. 정공법이냐, 시판제품으로 맛을 완성 하느냐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에 이는 사장님들께서 잘 판단해 선택하시면 될 듯합니다.
황해원의 식당 운영 인사이트
벤치마킹 할만 한 냉면집 list
① 2세대 정통 평양냉면의 진수 <능라도>

실향민들이 차린 1세대 평양냉면집의 뒤를 잇는 신식 평양냉면집이 오랫동안 없었던 가운데(왜냐면 만들기가 어려워 업장에서 엄두를 못 냈기 때문) 완성도 높은 평양냉면으로 자신 있게 나타난 기념비적인 냉면집입니다.
젊은 고객의 유입률을 높였고 직장인들의 회식 성지로도 등극했습니다. 평양냉면을 공부 중이신 분이라면 <능라도>는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특징 √ 깔끔하면서도 쾌적한 공간, 단아한 메뉴 구성으로 젊은 층 공략 √ 소고기 육수와 돼지고기 육수를 8대2 비율로 배합, 시원하면서 약간의 감칠맛이 있음 √ 1세대 평양냉면집들과 다르게 저녁 시간 직장인들의 단체회식이나 비즈니스 모임이 잦은 편. √ 매장 내 설치한 메밀방앗간에서 매일 면을 뽑는다. 제분기로 메밀껍질과 알맹이를 분리하고 고운 입자로 갈아낸 후 반죽해 면을 내린다. √ 메밀 특성상 습도에 약하고 저장성이 낮아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메밀 함유량을 다르게 함. 주로 여름철 85%, 겨울철 95%(나머지 전분). √ 육수 1++등급 한우 양지·사태·설깃 부위 5시간 끓여 사용하고 염도는 0.9 유지. 김치 및 찬류 이북식 김치, 숙성 무김치 √ 판매량 일 평균 700-1000그릇 | |
② 최강의 고깃집 평양냉면 <배꼽집>
<봉피양> 이후로 최상 퀄리티의 ‘고깃집 냉면’을 구현하고 있는 집입니다. 한우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와 닭고기 육수도 함께 사용해 육수의 감칠맛이 탁월합니다.
사실 고깃집에서 이 만큼 훌륭한 냉면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만,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부가 될 듯합니다. 장기적인 안목과 본질적인 고민을 가진 사장님들에겐 어쩌면 정답에 가까운 냉면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특징 √ 메밀가루 80%에 밀가루 15%, 전분 3%, 보릿가루 2% 분량으로 섞어 탄력감을 더했고 소량의 보릿가루로 고소한 풍미를 가미함 √ 구이용 작업 후 남은 자투리 한우고기와 양지, 사태를 넣고 2시간 30분 정도 끓인 후 돼지고기, 닭고기를 넣고 추가로 1시간 이상 끓임. 육수의 육향이 짙고 감칠맛이 뛰어남. 염도는 0.7 정도. √ ‘수준급 고깃집 평양냉면’으로는 서울·경기권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힘 √ 냉면과 함께 동치미 무와 얼갈이김치, 배추겉절이를 함께 내는데 냉면과의 맛 밸런스가 좋음. √ 판매량 일 평균 200-300그릇 | |
③ 정공법으로 함흥냉면 구현
일대 냉면 강좌 등극 <강남함흥면옥>

함흥냉면전문점 중에선 가장 추천하고 싶은 집입니다. 면과 육수를 매장에서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는데 그 노력 때문인지 오래된 단골고객이 유난히 많은 집이기도 합니다. 특히 비빔냉면의 경우 양념이 과하게 맵거나 달지 않아 먹으면 먹을수록 계속 입에 당기는 맛입니다. 마치 ‘약고추장’ 같은 맛이랄까요.
물론 함흥냉면은 시판용 제품으로 만들어도 중간 이상의 맛은 충분히 내지만, 정공법으로 만드는 집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소개합니다.
💡특징 √ 면은 고구마전분 100%를 사용하고 직접 익반죽해 즉석에서 뽑아냄.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 경쟁력 √ 육수는 소고기 양지와 갈빗대, 갈비 잔여육을 넣고 1시간 끓인 후 국간장과 진간장, 소량의 한약재료를 넣고 30분가량 추가로 끓린다 여기에 무김치 국물을 소량 넣어 시원한 맛 살림. √ 비빔냉면 양념장의 경우 사골·잡뼈·꼬리·우족·설깃 넣고 7시간가량 끓인 육수를 굳힌 후 배와 사과, 대파, 마늘, 설탕, 양파, 후추, 고춧가루 가미. 약고추장을 먹는 것처럼 감칠맛이 좋은 양념이다. √ 판매량 일 평균 250-300그릇 √ 간재미무침과 설깃수육을 고명으로 올려내는 섞기미 냉면 시그니처, 주류매출 증가 | |
사장님이 벤치마킹 해보고 싶은
냉면집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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